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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es

떡 하나먹고 저 세상간다(ft. 요양원 죽음 경험담 이야기)

by Thinker 2020. 5. 19.







노인들이 계시는 요양원 가본적 있는가? 




이곳은 몇 십년 뒤에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일하다보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고 죽음에 대해서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여기 있는 분들을 보며 "나는 이렇게 살지 말아야 하지"라는 단순한 생각은 들지도 않는다. 



누구나 인생은 잘 살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인정받으며 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때가 아른아른 거린다. 



사람의 목숨이 순식간이라는 것을 몸소 깨닫고 

얼마나 인생이 허무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순간 말이다. 







한국에서는 떡을 자주 즐겨먹는다. 무슨 행사가 있으면 떡을 선물로 주기도 하고 이사가면 떡을 주변에게 돌리기도 한다. 요양원도 마찬가지다. 어떤 큰 행사가 있는 날에는 떡이 제공된다.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요양원에 실습온 대학생이 있었다. 오늘 간식은 떡이 나갔다.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은 떡을 잘 씹어드셔야 한다. 삼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날 떡이 참 맛있었나보다. 어르신이 떡을 다 씹기도 전에 삼키고 또 씹어먹었다. 




그렇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갑자기 할아버지가 멈췄다. 


기도가 막혀서 숨을 못 쉬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남자 선생님들은 할아버지를 들어서 

얼굴이 밑으로 향하게 했고 입에 손을 넣어 꺼내기를 여러번 시도했다. 


그렇게.....


3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숨이 멈춰버렸다






119가 왔을 때도 이미 늦었다. 가망이 없었다. 그렇게 요양원에서는 모두가 어안벙벙 된 상태였다. 나 또한 그랬다. 바로 앞에서 사람 죽는 것을 보면 정말 멍해진다. 



며칠간 이 사건 때문에 인간의 죽음이 참 허무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고작 떡 하나 때문에 3분만에 죽을 수 밖에 없는 인생. 그게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이런 일 말고도 매년 어떤한 이유로든(때론 어제까지 같이 있었는데 다음날 죽어서 이미 장례식장에 간 분들도 계셨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계속 마주하게 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누군가가 죽어도 무덤덤한 그런 인간이 되어버렸다. 



그렇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인간의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것이 한날 부질없는 인생을 어떻게 더 잘 해볼까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결말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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