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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es

천직이라고 믿었는데 아니였다면

by Thinker 2020. 5. 29.

천직이라고 믿었는데 아니였다면

교사

가르치는 걸 좋아했다.

 

다른 친구들도 도와주었더니 성적이 올라가고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아! 나는 가르치는 걸 하면 되겠구나. 나는 그날 선생님이 되기로 결심했다. 선생님이 되기위해 교육대학을 가고 교육학과를 갔다. 그리고 그런 시간이 지나 대망의 22살. 어린나이에 국가교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나? 이제 선생님이야. 그러다 우연히 유학을 가게 되었다. 공부를 잘 했더니 공부 잘 한다고 누가 유학을 보내주었다. 어김없이 선생님의 꿈을 더 키우고자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도 교육대학원을 갔다. 이쯤하니 학력도 갖춰졌다. 

 

시간강사로 학교를 지원해서 일도 다녔다. 바쁘고 정신없었지만 재미있었다. 그 일을 본업으로 하기전까진 말이다. 시간강사로 있었지만 월급도 쏠쏠했다. 국제학교에서 가르쳤기 때문이다. 어느덧 결혼도 했다. 남편은 일을 갔지만 나도 일하고 싶었다. 이번엔 시간강사로 학원에서 일했다. 하루 6시간을 하고 받은 월급은 국제학교 때보다 반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본업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기전에 선생님으로서 정식으로 경력도 쌓고 싶었다. 한 2년간 남편에게 푸념도 들어보고 그때 국제학교에서 시간강사로 계속 일했더라면 본업으로도 일 할 수 있었을 거라고 후회섞인 말도 많이 했다. 그러다 2년이 넘어갈쯤 남편과 딜을 했다. 딱 3년만 일하겠다고 했다. 대신 남편도 3년간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겠다고 했다. 

 

남편은 나에게 직업을 구해보라며 비행기 티켓도 끊어주고

일을 찾고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었다.

 

나는 괜찮은 마땅한 환경과 학교를 찾다가 한 곳에서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일을 시작했다. 너무 기뻤다. 어린시절 꿈꿔왔던 선생님의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예전에 시간강사로 돈을 벌었던 때가 다시 떠오르곤 했다. 

 

드디어 선생님으로서 정식으로 일을 시작했다. 기대를 품고서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힘들었다. 상사가 이것저것 막 시켰다. 아이들만 가르치면 되는 건줄 알았는데 뭐가 이상했다. 시간강사로 있을 때랑 본업이었을 때가 뭐가 달라진 건지 모르겠다. 

 

매일 힘들어서 눈물이 났다. 어떻게 학생들 숙제를 체크하고 가르치고 하면 하루가 그냥 갔다. 너무 피곤하고 지쳤다. 일을 마치고 집에오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기도 했다. 어떤 날은 공원에 나가서 바람을 쐬면서 남편이 보고 싶었다. 내가 왜 이걸 하겠다고 한걸까, 내 미련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잘못 선택한 걸까. 

 

수년간, 수십년간 이 길을 걷기위해서 공부하고 시험을 치고 이제 선생님이 되어서 그 자리에 있는데 왜 내가 상상한 그런 직업이 되지 않는걸까. 요즘은 그만두고 싶은 생각만 가득하다. 말 안듣는 학생에, 학부모 상담에, 말도 안통하는 학교 선생님들, 이거 계속하다가 스트레스 받아 죽을거 같다. 


살면서 고귀하고 가치있다고 여겼던, 내게 천직이라고 여겼던 것에 대한 회의가 온다. 

 

아, 어떻하지? 반년이 지난시점, 정말 그만두고 싶다.

 

나 때문에 남편은 직장도 그만두었는데 갑자기 앞날이 막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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